더운 여름입니다. 입안 가득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한 요즘, 구름처럼 가볍고 솜털처럼 보드라운 빙수가 혀 끝에 닿는 순간 샤르르 녹아 입 속에서부터 온몸에 시원함을 퍼뜨립니다.
핫플레이스에서 즐기는 개성만점 빙수와 유명 호텔 빙수까지 올 여름 ‘빙수로드’를 찾아 떠나봅니다.
보드라운 실타래 빙수 ,티라벤토
손에 닿으면 차르르 감길 것처럼 곱디고운 결을 자랑하는 ‘실타래 빙수’. 한 가닥 한 가닥 사뿐히 내려앉은 모양새가 마치 가루 눈이 소복이 쌓인 듯 보드랍다. 입에 넣으면 눈처럼 금세 녹아버릴 듯한데, 혀끝에 닿는 순간 달콤하게 스며들어 정신을 잃고 먹다가 한 그릇 뚝딱 비우게 된다. 달콤하게 조린 부드러운 구름을 먹는다면 이런 기분일까. 다 먹을 때까지 빙수가 녹지 않는 게 남다르다. 비결은 티라벤토에서 개발한 레시피 덕분.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메뉴 개발에 힘쓴 결과, 빙수 온도에 최적화한 파우더를 개발했다. 오직 빙수용으로 개발한 파우더와 우유를 섞어 빙수를 만들면 결이 곱고 폭신한 빙수가 한겹 한겹 쌓이는 동시에 비교적 오랫동안 모양이 그대로 유지된다. 특히 다른 곳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빙수 대신 좀더 색다르고 재미있게 맛볼 수 있는 빙수를 만들고자 연구를 거듭한 끝에 실타래 빙수를 탄생시켰다.
고운 실을 둘둘 감아놓은 듯해 이름도 실타래 빙수인 메뉴는 밀크, 녹차, 밀크티, 바나나, 밀크커피, 초코, 치즈, 딸기, 호지차, 곡물, 소다, 자색 고구마의 맛까지 모두 12가지. 실타래 빙수에는 아이스크림이 곁들여 나오며, 바닐라, 치즈, 초코, 녹차,요거트, 딸기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국내산 팥과 떡은 리필이 가능하니 쫄깃한 식감을 좋아한다면 몇 번이고 마음껏 즐겨볼것. 메뉴와 아이스크림을 선택한 후 빙수가 나오면 나이프를 들고 준비하자. 바로 떠먹어도 상관없지만 나이프로 썰어 먹는 재미를 느껴봐야 한다. 물을 가르듯 부드럽게 써는 희열이 한 번,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는 희열이 두 번, 또 다른 매력의 아이스크림을 맛보는 희열이 세 번이다.
이렇듯 티라벤토의 실타래 빙수는 남다른 비주얼과 맛에 수많은 카페의 빙수 메뉴 중에서도 단연코 높은 점수를 주게 된다. 실타래 빙수의 진가를 해외에서 먼저 알아볼 정도인데, 특히 태국 현지인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 언론에 ‘한국에서 꼭 맛봐야 할 디저트’라 소개되어서인지 주말이나 휴일에는 해외 각국에서 몰려든 관광객으로 북새통을 이룬다. 티라벤토를 지척에 두고 있는 국내인 사이에서는 조용히 입소문이 난 실타 래 빙수로 유난히 뜨거운 여름을 달래시길.
주소 서울시 용산구 녹사평대로26길 77-6 문의 02-790-8194
어여쁜 고구마 빙수 카페보라
해외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늘 활기찬 북촌 한옥마을의 어느 한적한 골목에 자리한 카페 보라.
복작복작한 소란에서 벗어나 여유롭고 조용하게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외부에 놓인 찜기에서 정감이 느껴지고, 내부는 아담하지만 나무 가구와 인테리어로 따뜻함이 가득하며, 좌식 공간이 마련돼있어 한국적인 멋도 묻어난다. 자리를 잡고 소박한 분위기에 취한 후에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같은 메뉴를 주문한다. 바로 ‘보라 빙수’. 카페 보라를 찾은 가장 큰 이유로, 매장에는 보라 빙수를 비롯해 가게 이름처럼 보랏빛 디저트가 가득하다. 보라 빙수, 보라 아이스크림, 보라 크림, 보라떼, 보라 찐빵, 달콤 보라죽 등. 색깔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카페 보라는 자색 고구마로 만든 메뉴를 주로 선보이는데, 여름철에 즐길 수 있는 빙수와 아이스크림부터 라테, 티라미수, 자색 고구마칩과 겨울에 맛볼 수 있는 찐빵, 죽 등도 선보인다. 그야말로 자색 고구마 전문 카페인 셈.
주문한 보라 빙수가 나오면 어여쁜 빛깔과 감각적 플레이팅에 감탄하게 되고, 한 입 떠먹는 순간 자색 고구마의 진한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에 눈이 동그랗게 떠진다. 플레이팅뿐만 아니라 맛에도 신경을 쓴 게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 비결은 진한 보랏빛을 띠는 충남 보령산 자색 고구마를 사용하는 것으로 얼음을 곱게 갈고 그 위에 자색 고구마로 만든 퓌레를 올린 뒤 각종 견과류를 곁들여 완성한다. 보라 아이스크림 역시 자색 고구마를 갈아 만든 원물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신선한 국내산 자색 고구마의 깊고 진한 풍미가 느껴진다.
자색 고구마로 만든 메뉴가 주를 이루지만, ‘말차 빙수’와 ‘딸기 빙수’도 인기다. 말차 빙수는 국내산 최고급 녹차로 만든 소스에 10시간 동안 삶아 완성한 국내산 팥을 올리고, 딸기 빙수는 딸기 원물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넣어 모든 메뉴에서 재료 본연의 깊고 깔끔한 맛이 전해진다. 여름철에는 빙수와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달래고, 겨울철에는 삼색찐빵과 죽으로 추위를 달래기 위해 사계절 내내 찾고 싶은 곳이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3길 75-3
문의 070-8613-5537
건강하다 아이스디저트 ‘더플라자’
최근 ‘작은 사치를 즐기는 소비층’을 뜻하는 스몰 럭셔리족이 늘면서 호텔업계에서는 고급스러운 디저트와 애프터눈 티 메뉴에 신경 쓰고 있다. 더 플라자 호텔의 스타일리시 카페&바 ‘더라운지’ 역시 이 같은 대열에 합류해 올여름, 호텔에서 작은 호사로 큰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아이스 디저트 5종을 새롭게 선보인다. 형형색색 빛깔로 눈을 즐겁게 하는 아이스 디저트 5종은 더라운지의 수석 파티시에 네덜란드 출신 론 반 데 보센이 웰빙을 콘셉트로 하면서 트렌디한 식자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론 파티시에를 비롯한 호텔 내 디저트를 담당하는 모든 셰프가 높은 품질을 유지하는 동시에 합리적인 가격을 선보이기 위해 신경 썼다고 한다. 다양한 디저트 30여 종을 만든 후 매주 자체 품평회를 통해 평가하면서 좋은 점수를 받은 디저트를 이번에 선보이게 됐다고. 그렇게 선택한 아이스 디저트 5종은 ‘리얼 허니 자몽 빙수’, ‘얼그레이 지리산 벌꿀 빙수’, ‘전통 수정과 인절미 빙수’, ‘마롱 몽블랑 빙수’, ‘리얼 망고 빙수’. 리얼 허니 자몽 빙수는 자몽 특유의 달콤 쌉싸래한 맛에 벌꿀을 얹어 달콤한 맛을 배가했으며, 얼그레이 지리산 벌꿀 빙수는 영국 귀족이 즐겨 먹던 얼그레이로 만든 얼음에 지리산 벌꿀을 얹어 건강한 맛을 더했다. 달콤한 과일과 차, 벌꿀 등이 어우러져 맛은 물론 건강까지 고려해 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중이다.
한국 전통 음료 중 하나인 수정과로 만든 빙수에 팥, 연유, 인절미 등을 곁들인 전통 수정과 인절미 수도 있다. 부드럽게 씹히는 팥과 고소한 맛에 전통 방식 그대로의 팥빙수를 선호하는 어른이라면 누구나 이 빙수를 좋아할 듯하다. 그뿐 아니라밤 얼음으로 만들어 고소하면서도 이색적인 마롱 몽블랑 빙수와 여름을 대표하는 과일로 빠질 수 없는 상큼하고 신선한 망고를 가득 넣은 리얼 망고 빙수도 완성도 높은 맛을 자랑한다. 5가지 맛 중 취향에 따라 골라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더 플라자 호텔의 더라운지에서 선보이는 론 파티시에의 아이스 디저트는 9월 말까지 즐길 수 있으며, 가격은 3만2,000~3만6,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