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4일 방송된 EBS 한국기행 떡슐랭로드
천년고찰 청암사
전통을 노래하는 소리꾼, 서진실 씨와 함께 떠나는 특별한 여정. 이번 여정의 첫 번째 목적지는 떡슐랭 로드의 시작점인 천년고찰 청암사입니다. 이곳은 인현왕후가 폐위된 뒤 세상을 떠난 지 3년 동안 수양을 쌓았던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죠. 그뿐만 아니라, 859년에 도선이 지은 이 사찰은 오랜 시간 스님들의 입을 통해 전해져 내려온 특별한 떡이 존재합니다.
그 떡의 이름은 조왕편 이 떡은 부엌을 지키고 다스리는 신, 조왕신에게 바치는 공양 떡입니다. 조왕신은 공양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기록하는 신으로, 스님들은 이 신께 조금이라도 잘 보이기 위해 정성스레 떡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조왕편은 단순한 떡이 아닙니다. 그것은 먹는 사람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며 만들어진 떡으로, 스님들은 한겹 한겹의 떡을 쌓아 올릴 때마다 그 안에 기도를 담아냅니다. 정성이 가득 담긴 조왕편은 그야말로 귀한 떡입니다. 소리꾼 서진실 씨도 청암사에 들러 이 신비로운 떡을 맛보며 그 깊은 의미를 직접 체험해봅니다.
천년고찰 청암사 위치
여름의 더위를 잊게 해주는 할머니의 떡, 증편
두 번째 여정에서는 경상북도 영주로 발길을 돌립니다. 영주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 속에 자리한 무섬마을, 그 이름처럼 물 위에 떠 있는 섬 같은 이 마을은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져 살아 숨 쉬는 곳입니다.
을을 감싸고 흐르는 은빛 모래와 그 위를 걷는 외나무다리는 오랜 시간 마을을 지켜온 상징입니다. 외나무다리를 건너면 360년간 한자리를 지켜온 고택이 보이는데, 이곳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종갓집 떡이 바로 증편입니다.
무더운 여름, 방학을 맞아 고향을 찾으면 항상 할머니께서 만들어주셨던 떡, 증편. 여름에만 맛볼 수 있었던 특별한 떡입니다. 증편은 막걸리를 넣어 발효시킨 떡으로, 더운 날씨에도 잘 쉬지 않아서 여름철에 특히 사랑받았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온종일 가마솥 앞에서 더위도 잊은 채 정성껏 증편을 만들곤 했습니다. 그 시간 동안 할머니가 보여주셨던 사랑은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남아 이제는 손자 박천세씨의 가슴 속에 깊이 새겨졌습니다. 박 씨는 할머니의 사랑을 더 늦기 전에 이해하게 되었고,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가족들과 함께 증편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증편에 담긴 추억은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잊혀지지 않는 그리움은 증편 한 조각에 담겨,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을 떠올리게 해줍니다.]
무섬마을 위치